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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 ㅣ July 22, 2020

 

"언제까지 밖에서 사 먹을 순 없다!"

퇴근 후 맥주 한 잔 마실 시간도 아까운 직장인이지만, 자력갱생(自力更生)을 위한 막간 요리 수행기.


계란말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계란말이

 일주일에 한 번, 평일 중에 하루는 왠만하면 서울집이 아닌 부모님이 계신 본가에 간다. 회사에서 서울집보다 본가가 더 가까운 특이점으로 인해 가능한 일이다. 본가에 가면 반드시 하려고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요리'다.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라면 조리대로 전락한 서울집과 달리, 본가에는 식기와 재료들이 갖춰져 있어 요리를 만드는 데 수월한 점이 있다. 그리고 저녁 장사를 하시느라 끼니를 자주 거르시는 부모님께 식사 대접하는 소소한 효도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내 스스로가 지긋지긋한 외식을 안할 수 있다는 점.

 

 아직 요리 초보인지라 어려운 요리를 엄두가 안난다. 집으로 가는 퇴근 버스에서 손쉽게 할 만한 요리 영상을 찾고 찾다가 고른 오늘의 메뉴는 바로 '계란말이'. 돌돌 마는 게 고난이도의 기술처럼 느껴졌지만(계란말이 전용 기계까지 나올 정도이니), 한편으론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도 않고 간이 싱거워도 망하지는 않으니 도전해봤다. 

 

 

쉽게 가르치는 걸로는 정말 1타 강사다

 

 유튜브가 세상을 참 많이 바꿔놓긴 했다. 요리 자체가 단순하다보니 영상을 돌려보면서 천천히 따라하니, 대략 계란말이 비스무레한 요리가 만들어지기는 했다. (계란물 투하량 조절을 실패해서 다소 태워먹었지만) 회사에서도 꼼꼼함이 부족하다고 맨날 혼나는 프로대충러인지라 70퍼센트 정도의 완성도였지만, 먹는 데는 지장은 없는 수준. 부모님도 언제 계란말이 만드는 법을 배웠냐고 맛있게 드신다. 이 맛에 요리하는구나. 

 

 

약간 태워먹었지만... 핸드폰으로 찍어 화질이 낮다.

 어쨌든 조리법에 대한 설명은 유튜브 영상으로 충분히 대체되므로 생략하고, 여기서는 직접 만들어보면서 뒤늦게 깨달은 사실에 대해서만 간단히 정리한다. 유튜브가 수학의 정석이라면, 이 포스팅은 오답노트 같은 느낌이랄까.

 

  • 계란을 충분히 풀지 않으면, 부칠 때 흰자 부분이 부풀어오른다. 모양도 안예쁘고 구멍이 날 수 있다.

  • 약불로 해도 계란물을 너무 많이 추가하면 이미 익은 쪽은 타기 마련이다. 균일한 계란물 투하가 생명.

  • 돌돌 말때 타이트하게 말지 않으면 완성했을때 거대해진다. 게다가 칼로 자르면 흐물흐물 풀리는 건 덤.

  • 생각보다 엄청 뜨겁다. 칼질할 때 조심.

 막상 해보니 시간만 투자하면 생각보다 쉬운 계란말이. 룸메놈이 서울집 냉장고에 이상한 중국요리한답시고 계란 한 판을 사놓고 냉장고에 썩히고 있는데, 몇 개만 서리해서 반복연습을 해봐야겠다. 자취요리왕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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