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노포기행] 덕성원 : 금촌시장의 60년 터줏대감 중식당

금촌에 4대째 운영하는 60년 전통의 노포 중식당이 있다고 하여 방문하였다. 금촌 전통시장 안에 위치해 있어, 금촌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노포라고는 하지만 가게는 꽤나 깔끔한 편이다. 가게가 넓어 연회나 행사 등으로 대규모 손님을 받는 듯 했는데,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되는 듯 했다. 중국에서 많이 가봤던 가격 좀 나가는 가정식 식당의 분위기가 난다. 깔끔한 걸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좋아할만한 포인트.

짜장면이 5,500원이다. 요새 동네 중국집 짜장면이 5,000원 정도이니 약간의 노포(?) 프리미엄이 붙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맛만 있다면 지하철 기본요금 정도는 프리미엄이 붙어도 상관없다는 주의라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다. 짜장면이 맛있다고 하던데 짜장면을 별로 안좋아해서 결국 삼선짬뽕을 시켰다.

파주에는 노포 중식당이라고 하면 금촌 덕성원과 문산의 은하장이 대표적이다. 두 곳 모두 중국에서 넘어 온 화상 중식당인데다가 엄청난 업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은하장은 삼대천왕, 백반기행 등 여러 매스컴을 거치면서 전국구로 유명해진 데 비해 덕성원은 지역민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사랑방 같은 분위기이다. 그 때문인지 평일임에도 친구들과 술 한잔 걸치러 온 어르신들과, 아이들을 데리고온 젊은 부모들이 많이 눈에 띄인다.

정반대 분위기의 은하장은 아래 포스팅에서 소개한 바 있다.

[파주 노포기행] 은하장 : 수준급의 유니짜장과 고기튀김

파주에는 괜찮은 노포 중식당이 은근히 많다. 중국과 가까운 서해안 쪽이라 화교들이 많이 사는데다, 파주에 위치한 많은 군부대와 그곳을 거쳐간 수 많은 군인들에 의해 꾸준하게 성업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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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뻘건 색깔의 삼선짬뽕이 나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맵지는 않았다. 요새 유행하는 찐득한 불향이 나는 것이 아니었고 옛날 짬뽕 스타일의 매운 맛이었다. 깔끔한 맛이 왠지 대학교 교수님들이 데리고 갈만한 스타일의 짬뽕이다.

시켜놓고 보니 삼선짬뽕이 일반짬뽕보다 4,000원이나 비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뭐 이렇게 비싸나 싶었지만, 막상 보니 확실히 해물의 퀄리티가 좋았다. 특히 오징어가 실하게 들어있어 쫄깃쫄깃한 식감이 아주 좋았다. 오이 만큼이나 오징어를 싫어하는 '오싫모(오징어를 싫어하는 모임)'도 많을텐데, 나도 오징어를 불호하는 편인데 덕성원의 오징어는 짬뽕과 매우 잘 어울렸다.

면발도 가늘고 윤기가 있어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왜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이해가 되는 맛이었다.

이 삼선볶음밥은 몇 개월 뒤에 다시 찾아와서 먹은 메뉴이다. 먹을 때는 몰랐는데 두 번 다 삼선이 들어간 메뉴를 시켰다. (소소한 사치에 진심인 편) 다른 블로그에서 소개하기를 덕성원은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얘기가 있다. 중국집에서는 말그대로 깍두기 취급 당하는 김치를 직접 담근다니 노포스러움이 물씬 묻어난다

다른 중국집에서는 보기 힘든 말린 해삼이 가득 올려져 있다. 삼선짬뽕을 먹었을 때도 느낀 점인데 덕성원은 해물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옆 테이블에서는 해물이 가득한 양장피를 먹고 있었는데 정말 맛있어 보였다. 다음에는 양장피를 시켜봐야 할 것 같다.

역시나 화상 중식당에서는 볶음밥을 시키면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날리는 밥알이 아님에도 고들고들하게 볶아졌고, 그 와중에 야채는 아삭아삭하여 식감의 밸런스가 좋았다. 볶음밥을 만들때마다 떡이 되서나 누룽지가 되버리는 똥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훌륭한 볶음밥이다. 한편 짜장은 옛날 스타일로 너무 달짝하지 않아 좋았다. 다만 누군가에게는 너무 심심한 맛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