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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바빴던 어느 평일 저녁. 금촌에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여 파는 카페가 있다고 하여 퇴근 길에 찾았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파주의 교외 지역에는 괜찮은 카페가 여럿있지만, 정작 금촌 시내에는 갈만한 카페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 와중에 '커피 델피'는 오랫동안 금촌에서 장사를 해오며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커피 델피의 간판. 2001년이면 무려 20년이 넘는다


커피 델피는 금촌 전통시장의 끝자락에 위치하여 금촌역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시장을 지나 오피스텔촌에 들어설 무렵 카페가 보인다. 주택가이기 때문에 전혀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다.

 


내부에 들어서니 원목으로 만든 바닥과 가구부터 눈에 들어온다. 또한 계산대 뒤로 선반에 놓인 다양한 커피도구은 엔틱한 분위기를 이룬다. 20여년 전에 카페들이 물밀듯이 들어올 무렵에 강릉이나 춘천의 유명한 1세대 카페들이 딱 이런 분위기였다. 은은한 조명이며, 고즈넉한 인테리어가 커피에 온전히 집중하기 딱 좋은 분위기였다. 


가격을 따질 때 아메리카노의 가격이 얼마인지를 본다.  이 곳은 한 잔에 4,000원으로 시중의 프랜차이즈보다는 저렴하다. 보통 카페에서 시간을 떼우려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이날은 여기까지 찾아온 내 자신이 기특해서 웃돈을 얹어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핸드드립 커피는 가격이 5,000원(아이스는 5,500원)이고, 원두별로 커피를 고를 수 있다. 공교롭게도 내가 고른 원두는 다 떨어졌다고 하여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오늘의 커피를 주문했다.

핸드드립 커피 (5,000)


사장님께서 커피를 직접 추출하기 때문에 커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유튜브와 함께 잠시 기다리니 엔틱한 분위기와 잘 맞는 잔에 커피가 나왔다. 한 모금 마셔보니 역시. 핸드드립 커피는 실패하지 않는다. 이 날의 커피는 멕시코산 원두였는데, 남미 지역답게 산미가 덜하여 입맛에도 잘 맞았다. (요즘 신맛나는 커피에도 길을 들이려고 노력중이긴 하지만)


커피가 맛있으니 자연스레 달콤한 디저트가 땡긴다. 마침 계산대에 하나 남은 치즈케익이 보여 추가 주문을 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한 조각으로 치기엔 애매한 양이라고 그냥 서비스로 주시겠다고 하신다. 마트에서 마감할인을 하는 연어를 건질 때 만큼이나 행복감을 느낀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치즈 케익도 달달하니 커피와 뛰어난 궁합이다. 찾아보니 커피 말고도 와인도 판매한다고 하던데, 다음에는 와인과 함께 치즈케익을 먹어 봐야겠다. 


나는 카페에서 보통 글을 쓰거나, 영화 혹은 게임방송을 본다. 이 날도 트위치로 게임방송을 보고 있었는데 잔이 비었을  무렵 사장님께서 커피를 리필해주셨다. 사장님이 천사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핸드드립 커피를 시키면 한 잔을 더 리필해주신다고 하신다. 그러면 5천원이란 가격도 결코 비싼게 아닌 셈이다. 


퇴근을 해낸 것만으로도 몸이 무거운 평일 저녁에, 이 정도 괜찮은 커피를 마시는 것은 하루의 녹을 씻어내는 데 꽤나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꽤나 귀찮았지만 말이다. 내 집이 근처로 이사를 가던가, 가볍게 찾아올 수 있도록 날이라도 풀렸으면 좋겠다.

 

커피 델피(COFFEE DELPHI)

경기도 파주시 금정로 27 1층

031-949-1350

월-토 11:00~22:00, 일 13:00~22:00

 


 

▼ 파주만의 독특한 여행지, 맛집을 소개합니다

www.liveinpa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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