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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맥주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는 아닐지언정, 

수입맥주 중에서는 아마 가장 많이 마신 맥주일겁니다. 

 

 

 

스무 살에 하얼빈에서 두 달 동안 살면서 줄구장창 마신 맥주이기 때문입니다.

맥주를 마시는 것이 시대의 소명인줄 '착각'했던 그 시절에 가장 많이 마신 맥주입니다.

저에게는 첫사랑(?)같은 맥주이죠.

 

유학 당시에는 한국에서는 만나보기도 어려운 맥주였지만, 

이제는 편의점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맥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하도 마셔서 그런지 정작 손이 잘 가지는 않더라구요. 

오늘은 과거의 추억을 되살릴 겸 집어보았습니다. 

 


하얼빈 맥주는 1900년부터 제조된 맥주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라는 타이틀을 얻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칭다오 맥주는 1903년이니 3년 더 빠른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대량생산화나 체계화는 중국에 자본주의가 도입된 이후에가 가능했을테니깐...

 

오늘의 조촐한 잔칫상

 

 

흔히 칭다오 맥주는 독일계 맥주라 하고, 하얼빈 맥주는 러시아계 맥주라고 합니다.

실제로 하얼빈 맥주는 하얼빈 지역에 철도 건설할 당시에 러시아 노동자들에게 팔기 위해 만들어진 맥주라고 합니다. 

(역사 시간이 아니니 자세한 설명은 패쓰~)

 

하얼빈 맥주는 거품이 정말 적습니다. 

 

 

오랫만에 마셔본 하얼빈 맥주의 첫 인상은 '순하다'입니다.

도수 자체가 4.3%으로 그리 높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칭다오 맥주 같은 톡 쏘는 탄산이 없고, 쓴 맛도 덜한 점이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안주가 문제였던 듯 하다..

 

 

실제로 하얼빈 맥주는 중국 동북지역의 쌀을 써서 부드러운 맛을 낸다고 합니다.

쌀이 무슨 단맛이나? 싶은 분들도 있겠지만,

쌀로 만든 사케가 비쌀수록 달달한 점을 생각해보면 될 듯합니다.

 

막간에 유학지식을 뽐내자면 캔의 라벨은 1900년 초창기의 오리지널을 표방했다고 합니다.

초록색과 검정색이 조화를 이룬 디자인은 하얼빈의 대표적인 거리인 중앙대가의 색감입니다. 

하얼빈 라벨과 비슷한 느낌이죠?

 

그렇다고 맥주가 맛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톡쏘는 맥주에 익숙한 입맛에는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생각해보니 중국에서도 항상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음료처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안주대신 귀호강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하얼빈 맥주는 맥주 단독으로 마시기 보다는 

음식에 곁들여 먹을 때가 맛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얼빈도, 칭다오도 아닌 옌징 맥주를 사.. 사랑하는 편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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