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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팅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말에 CGV에서 오랫만에 중국영화인 <소년시절의 너>를 상영한다고 해서 보러 갔다왔습니다.

(소년시절의 너 상영관은 CGV 단독입니다)

 

일단 나는 중국배우 중에서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주동우(저우동위)'를 가장 좋아합니다.

주동우의 인스타그램까지 팔로우한 진성 팬입죠...

전작인 <안녕, 소울메이트>에서부터 <소년시절의 너>까지 주동우의 연기는 입이 벌어지게끔 만듭니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아직 보지 못한 주동우의 영화를 정주행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영화 자체의 메세지도 기존의 중국영화와는 궤를 달리하여 참신합니다.

학교 폭력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도 사실적이고, 방관자가 피해자가 되는 서사의 구조, 

뻔하디 뻔한 권선징악의 결말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문득 '너무 친절하거나', '투박한' 느낌을 주는 장면들에 몰입이 깨졌습니다.

간단하게 기억에 남는 부분들에 대해서만 적어봅니다.

 


#1. 오프닝과 엔딩 : 중국정부에서 시키기라도 한듯한 나레이션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에 나란히 나레이션이 등장합니다.

 

오프닝에서는 이 영화의 주제인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작되었음을 분명히 합니다.

영화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엔딩, 특히 소년시절의 너 쿠키영상에서는... 영화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실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국 정부(특히 교육부)에서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해왔는지를 나열하기 시작합니다. 

2013년에는 어떤 부처가 신설되고, 2015년에는 어떤 정책이 시행되고 이런식입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영화의 남자 주인공인 이양천새가 인터뷰로 관련된 이야기를 합니다.

 

가뜩이나 영화에 대한 검열이 심한 중국이기에, 엔딩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탄식이 나왔습니다. (오 제발...)

 

 

#2. 뜬금없이 형사가 훠궈집에서 사회학 강의를?

 

영화에 분명한 '목적성'을 담으려는 시도는 스토리 안에서도 나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형사들의 훠궈씬입니다. 

영화의 조연이라고 볼 수 있는 정 형사와 그의 상사가 훠궈를 먹는 장면에서 

갑자기 상사가 중국 사회의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일장연설을 합니다.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면서 후배 형사에게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이 쉽지 않은 배경에 대해 설명합니다.

 

영화의 결말부에서 학교폭력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사회(형사)의 역할이 제한적이였기에

이를 전조하는 부분이라는 점은 이해가 갔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직접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국 문학 특유의 '목적성'을 강조하는 특징이 과하게 표현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3. 명언제조기가 된 남자주인공

남자주인공의 명대사가 너무 많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넌 세상을 지켜, 난 너를 지킬게'

'가정은 없어' 등등 

 

중국어를 어느 정도 이해가능해서 그런지 듣자마자 닭살이 돋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중국판 상속자들 같은 느낌이랄까요...

뭐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분들이 분명 있겠죠. 

그리고 영화가 너무 어두어질 수 있기 때문에, 멜로향을 첨가한 것이라 생각하겠습니다...

 

#4 소년시절의 너 결말 : 엔딩 씬이 5번은 나온 듯한 기묘함

 

이 영화의 결말은 조금도 열려있지 않습니다. 

한치의 찝찝함도 없이 명확한 결말을 맺습니다.

 

다만 그 결말까지 가기 위해서 엔딩씬 같은 장면이 계속 나오는 느낌입니다.

결말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시험지가 날리는 씬, 등을 보인채로 흐느끼는 씬, 두 대의 차량이 엇갈리는 씬까지

 

이제 끝나나? 싶었는데, 다시 이야기가 진행되고, 또 끝나나? 싶다가, 다시 진행되기를 반복.

비슷한 느낌을 홍콩 영화 첨밀밀을 볼 때 느꼈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첨밀밀의 영화 감독이 이 영화의 제작을 맡았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여운있는 엔딩을 선호하는 편이라,

후반부에서는 몰입이 여러차례 깨지곤 했습니다.

 


 

 

구구절절이 영화에 대해 아쉬운 점을 늘어놓았지만, 한 번 쯤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영화 특유의 시대적 배경이 잘 드러나 있고, OST는 분위기 넘치는 중국풍 음악의 정수이죠.

중국 사회에 대해 궁금하다면 한 번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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